카테고리 없음 2010. 7. 26. 21:22

근황

결국, 트위터를 시작했다.
블로그나 SNS보다는 이미 아는 사람 사이의 공개 채팅방이란 느낌에 더 가깝더라.
재밌는 건 유명인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것 정도.
음악가, 작가, 감독, 정치인 등 다양한 사람을 팔로잉하고 있는데
정재승씨의 글이 유독 내용이 좋다.


---화학적 거세에 대한 트윗---

아동성범죄자에게 형집행후 화학적거세를 하는것에대해 인권적차원의논의가 부족한 것 같아 걱정. 그들이 형을 마친후 세상에 나왔을때, 정상적인 성적욕망을 추구할 권리까지 화학적으로 박탈하자는 주장을 너무 쉽게 사회가 결정내리는 건 아닌지.

잔혹한연쇄살인범들의 등장으로 다시금 사형제의필요성이 우리사회에서 강하게 대두되는 것은 인권적차원에서 우려. 공분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논의해야할 문제. 그럼에도불구하고 사형제가 필요하다고 합의된다면 받아들여야겠지만. 잠재적피해자들의불안.

의외로 과격하신 제 팔로어분들: 사회적약자의인권을 무참히밟은자들의 인권은 사회가 보호해줄필요 없다로 요약되는군요. 그런데 그들의 재사회화를위해 우리사회는 아무런노력을안했는데, 거세라는 비인권적 초강수를 사용하는것은 아닌지.

화학적거세: 약효가 오래가지 않아서 주기적으로 맞는거구요, 주기적으로 맞는한 성욕은 사라집니다. 그것이 그들의 일반적인 다른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해서,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과학자들도 잘 모르죠.

화학적거세가 가해자에게도 유익하다는의견다수. 그런데 그들도생물학적으로 욕망을억제할수없도록 타고난 것이라면, 처벌의대상이 아니라 치료의대상이어야겠죠? 화학적거세라는 대응방식은 우리가 그것을 자인하고있는 셈.

과학자들중에는 화학적거세를 해야한다고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평소 걱정이라고생각했는데 비과학자들이 더옹호할줄이야. 몇년전부터 신경윤리학을 공부하다보니, 부도덕의근원에 대한 의문이 많이드네요. 처벌과치료사이에서도 고민.

우리 모두가 "서로의 입장과 서로간의 관계에 의해 형성된" 가해-피해가 있을뿐, 모두가 피해자인 상황. 제 학생이 공주보호감호소에서 살인을 저지른정신질환자 연구중: 다른정신질환자와 큰차이가없어 걱정하나,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아동성범죄자들에 대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1. 아동성애의 원인을 밝히고, 2. 금지된욕망에탐닉하고 범죄를 저지를수밖에없는 그들을 정상적인 삶으로 되돌리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 3. 처벌과감시에 대한 사회적합의도출.

물리적/화학적 거세 논란은 아동성범죄를 너무 "성기중심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같아요. 화학적거세로 할일 다했다고 믿고있는 정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치료와재활이 더 중요한데 거의 무논의.

피해자에대한 치료와재활과 가해자에 대한 복수와처벌은 전혀 별개. 둘 다 필요하지만, 적절한 방식이 중요. 사형제나 화학적거세 등 강한 사법처벌이 "범죄억제" 라는 논리로 유용한 대책인것처럼 잠재적피해자인 우리들을 설득하지만, 무대책인 셈.

저는 딸을 셋 가진, 그래서 이런사건이 발생하면 마음조리는 아버지죠. 제딸에게 누군가 그런범죄를 저지른다면, 죽여버리고 싶을 것 같아요. 제가 아들만있었다면 이런얘기 안했을듯. 하지만 전 "내 대신 그를 죽여주는 사회"에 살고싶진 않아서요.


---학벌 사회에 대한 트윗---

저희 할머니는 94세에 치매로돌아가셨죠. 유난히 저를예뻐하셨는데, 돌아가시기 며칠전 할머니댁에서 하룻밤을 묵던날, 할머니는 대학을 졸업한지 꽤된 제게 "넌 공부를 곧잘 하면서 왜 서울대를 안 갔노?" 라는 질문을 밤새하셨습니다.

"카이스트도 좋은 학교에요."라는 제 대답에 할머니는 저를 불쌍히보시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때 알았죠. 숫가락질하는법을잊어 밥을 못드시는 치매할머니도 서울대가 제일좋은 학교라는 건 잊지 않으시구나. 그게 우리나라구나.

김영삼이 3당통합하던 1990년외엔 제대로된 데모가 없었던 범생이학교, KAIST. 그런 우리학교가 90년대말 발칵뒤집어진 사건이 있었다. 젊은남녀를쇠고기마냥 등급을매겨 짝을찾아주는 어느결혼정보회사가 우리학교 졸업자를 2등급으로 분류한 것이다.

서울대와 같은 등급이 아니라며, 우리가 뭐가 부족하냐며 학생게시판을 끓어올랐고, 결혼정보회사 앞에서 데모를 하자며 많은 학생들이 의기투합을 하기도했다. 실제로 그들이 데모를 했는지는 알길이 없다. 그때 우리들은 너무 어렸고, 참 어리석었다.

대학을 한줄세우고, 학생들을한줄세워 짝대기잇기를 하는 세상. 이 비극은 대학입학에서끝나지 않고, 짝짓기에서 취직, 승진으로 평생 이어진다. "존중받지못할 경쟁"에서 이긴자만이 살아남는 세상. 이긴자도 부끄럽게 만드는 슬픈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