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2010. 9. 29. 10:37

아이폰5 루머를 보며...

뜬금없이 ‘아이폰5’가 검색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근거 없는 소리다.
역대 아이폰 발표시기를 보자.
2007년 아이폰
2008년 아이폰3G
2009년 아이폰3GS
2010년 아이폰4
애플의 전략은 너무나도 명확하다. 매년 새 모델 하나씩 등장시키기.
이게 어렵냐??? 이게 어렵냐고?? 응??
내가 노스트라다무스가 되어 줄게. 아이폰 후속작은 아이폰5보다는 아이폰4S일 가능성이 크고, 내년 6월 WWDC를 통해 발표될 거다.

이 어이없는 해프닝을 통해서도 생각해 볼 요소가 있는데,

아이폰5 기사들을 보면 iLounge라는 외국 블로그를 뉴스 소스로 명시하던데, 이 포스팅 인가보다. 그런데 신형 아이폰 부분엔 "we have to say that we find this part hard to believe"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걸 언급한 기사는 없다. 신빙성이 없다고 명시한 '블로그'의 기사를 사실인 양 인용하는 '언론'의 행태를 어떻게 볼 것인가. 

보고 싶은 부분만 보고 퍼오는 '발췌독'은 대놓고 의도를 깔고 하는 행동이니 일단 넘어가자.
그 이전에 중요한 건 블로그는 개인이 어떤 루머도 책임감 없이 떠들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블로그 포스팅을 인용할 땐 스스로 검증하는 절차라도 거치는 것이 언론으로서의 최소한의 책임감이라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또 생각할 만한 요소는 이런 루머의 발생과 확산 모두 애플 앱스토어에 대한 몰이해를 깔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거대한 흐름은 분석 좀 하고 살자. 애플 앱스토어가 위대한 건 통일성과 시장확장 때문이다.

피쳐폰 시절 모바일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가장 힘든 점 중 하나는 핸드폰 마다 스펙이 제각각이라 다양한 폰에서 돌아가도록 범용으로 제작하기 위한 공력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옛날 모바일 시장에서는 유저가 프로그램을 하나 받을 때 내 폰에서도 돌아가는 프로그램인가를 확인하는 절차가 꼭 필요했고, 개발사는 이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폰이 무엇무엇이 있나 확인하는 절차가 꼭 필요했다. 핸드폰만 종류별로 수십 대 갖다놓고 테스트하곤 했다는 말이다.

아이폰은 다르다. 애플 앱스토어는 아이폰이라는 단일 기기 시장이다. 아이폰에 최적화시키면 될 뿐, 호환성에 대한 고민은 없어도 된다. 이런 방식으로 개발에 대한 부담을 줄였기 때문에 앱스토어에 개인개발자 전성시대가 온 것이다.
-바꿔 말하면 단일 기기가 아닌 단일 OS일 뿐, 스펙 통일이 잘 안 되는 안드로이드 앱스토어는 전망이 어둡다.
게다가 애플은 시장을 계속 확장시킨다. 아이폰용 프로그램을 하나 개발했을 뿐인데, 이게 아이팟터치에서도 돌아가고 아이패드에서도 돌아간다. 기존 시장(핸드폰 시장)을 분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시장(MP3플레이어 시장+e북 시장)까지 하나의 시장으로 끌어들여 판매처를 늘린 것이다.

즉, 개발에 대한 부담은 줄이고 시장을 키워 수익은 늘려준다. 이게 애플 앱스토어의 위대한 점이다.

올해 나온 아이폰4에서도 이러한 배려가 보인다. 시대가 흐를수록 핸드폰 스펙은 좋아지게 마련이고, 좋아진 스펙에 최적화시킨 앱은 기존 스펙에서 돌아가기 힘들다. 시장이 분할되며 수익성이 나빠진다는 말이다. 이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되 이것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배려가 있고 없고 차이는 크다. 아이폰4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960*640 해상도를 지원하는데, 이는 아이폰3g의 480*320을 그대로 4배 뻥튀기한 것이다. 그냥 크기를 키운 것이 아니라 기존 비율을 유지(기술적인 문제라 살짝 복잡한데 내부적으로는 아이폰3는 1point=1pixel, 아이폰4는 1point=4pixel이라는 구조)하는 방식으로 아이폰3용 앱이 아이폰4에서 완벽하게 돌아가도록 구현해 놨다.

이런 애플의 전략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애플이 스펙이 많이 바뀌는 후속모델(아이폰4S도 아닌 아이폰5말이다!)을 발표하는 건 '아주 천천히 매우 신중하게'할 일이라는 말이다. 신제품 내놓은 지 몇 달 만에 후속모델 기사가 나올 만큼 성급하게 진행되는 일일 수 없단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떠들썩하게 커지는 모습을 보면, 어떤 나라의 어떤 회사에서는 한국에서만 성공한 기형적인 모델을 살리기 위해 똥줄이 타들어가 별짓 다 하는구나 싶다.